경기 성남시 한솔마을5단지가 사업계획승인을 받으면서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선두주자로 자리매김 했다. 이 단지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2차례 붙은 곳으로 유명하다. 2016년 리모델링에 내력벽 철거 없는 복층형 설계를 도입했을 때와 지난 2월 23일 1,000가구 이상에 해당하는 사업장 중 유일하게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사례가 해당된다. 10년 넘게 리모델링을 이끌어오면서 제도 완화에 앞장서 왔던 구자선 조합장의 오랜 사업 경험과 ‘승부사’ 기질이 빛을 발한 결과다. 빠른 판단력으로 사업유형을 별동·수평으로 전환해 사업계획승인을 이끌었고, 수직증축에 필요했던 파일보강 비용과 사업기간 단축을 통해 사업성을 높였다. 구 조합장은 리모델링 업계의 발전을 위해 3개층 수직증축 활성화와 매도청구시 발생하는 세금 하향 조정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구자선 조합장 | 한솔마을5단지 리모델링 [사진=이혁기 기자]
구자선 조합장 | 한솔마을5단지 리모델링 [사진=이혁기 기자]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한 지 약 13년 만에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이뤄낸 결과물인 만큼 감회도 남다를 텐데=한솔마을5단지 사업계획승인은 전국 1,000가구 이상 규모에 달하는 사업장 중 최초 사례에 해당된다. 그만큼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집행부는 수직증축과 내력벽 철거 허용 등 규제완화에 앞장서왔다. 하지만 안전만 강조하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시설안전공단의 안전성 검토 절차에 대한 높은 벽을 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도권 안에서 원활한 사업 추진이 가능한 길을 모색했고, 과감하게 사업유형을 기존 수직증축에서 별동·수평증축으로 전환하면서 사업계획승인을 이뤄냈다.

한솔마을5단지 사업계획(안)[그래픽=홍영주 기자]
한솔마을5단지 사업계획(안)[그래픽=홍영주 기자]

▲한솔마을5단지의 ‘전국 최초’ 수식어는 처음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다른 사례를 소개하자면=2016년 아파트 리모델링을 추진하면서 복층형 설계를 도입했다. 이 역시 전국 최초 사례다. 당시 집행부는 사고전환을 통해 증축면적을 수평이 아닌 수직증축에 중점을 두면서 조합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 창출을 위해 집중했다. 조합은 정부가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를 유보시킨 후 대안으로 복층설계를 구상했다. 쉽게 말하면 같은 동에 위치한 1~3층 3세대 중 중간층인 2층을 없애고 1층과 3층 세대가 2층의 앞·뒤 절반씩을 소유하는 구조다. 따라서 흔히 알고 있는 오피스텔 복층형 다락방 개념이 아닌 완벽한 층고를 확보할 수 있었다. 조합원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현재 사업유형 전환으로 복층형 아파트 건립은 무산됐지만, 아직까지도 업계에서는 획기적인 설계로 평가 받고 있다.

한솔마을5단지 리모델링 사업계획 승인 완료 현수막 [사진=이혁기 기자]
한솔마을5단지 리모델링 사업계획 승인 완료 현수막 [사진=이혁기 기자]

▲사업유형을 수직증축에서 별동·수평증축으로 전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당초 3개층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정부의 안전성 검토 등의 절차 강화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2018년 사업성 확보를 위한 방법으로 파일보강 방식을 기존 마이크로파일공법에서 탈피하고, 비용이 저렴한 선재하공법을 대한민국 최초로 반영했다. 선재하공법은 수직증축으로 인해 커지는 건축물의 하중을 보조 말뚝으로 분산시키는 기술이다. 이 계획은 1차 안전성 검토까지 통과하면서 무난하게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2차 안전성 검토에서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안전성 검증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시설안전공단에서는 주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집행부는 아직도 정부가 수직증축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불가피하게 사업유형을 별동·수평으로 전환한 이유다.

▲사업유형 변경으로 사업성에 변동은 없었는지=오히려 사업성은 증가했다. 먼저 3개층 수직증축의 경우 하중 부담이 늘어나 이에 대한 파일보강 작업이 필요하다. 이때 투입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별동·수평으로 사업유형을 전환하면서 파일보강에 대한 비용과 공사기간 단축에 따른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또 증축면적을 최대한 확보한 일반분양으로 수익창출을 도모했다. 일례로 수직증축시 22평형은 증축형 리모델링을 통해 34평형으로 늘어난다. 이 경우 당연히 분양가격도 기존보다 높아진다. 특히 별동증축 일부를 일반분양할 예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한솔마을5단지 리모델링 조감도 [조감도=조합 제공]
한솔마을5단지 리모델링 조감도 [조감도=조합 제공]

▲향후 예상되는 사업 일정은=오는 2025년 입주를 목표로 리모델링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 조합과 시공자간에 본계약 체결이 3개월 내로 이뤄지면 이주는 2021년 12월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본계약이 6개월 이상 소요될 경우 이주는 2022년 6월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철거 및 착공을 거쳐 입주를 마치게 된다.

▲업계에서는 한솔마을5단지가 리모델링 선두주자로 정평이 나 있다.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제언을 하자면=수직증축은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동반해야 할 필수 요소다. 하지만 정부는 안전성만 강조하면서 안전성 검토를 2회로 강화하는 등 사업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기술력으로 안전성 확보는 충분히 가능하다. 3개층 수직증축을 진행하면서 구조보강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안전성은 걱정할 이유가 없다. 세금도 완화해야 한다. 정부는 투기세력 차단을 위해 세법개정에 따라 법인이 취득하는 부동산 취득세를 12% 상승시켰다. 여기에 지방세 1%를 더하면 13%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매도청구를 진행해야 하는 조합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점이 불합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조합원에게 하고 싶은 말은=1기 신도시 최초로 사업계획승인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사업 참여와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항상 조합을 믿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덕분에 사업이 성공의 길을 모색할 수 있었다. 조합 집행부도 조합원 이익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명품 아파트 건립을 통해 주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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