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그래픽=홍영주 기자]

최근 주택청약시장에서 수십대 일의 경쟁률은 비일비재한 상황이 됐다. 재건축·재개발의 성공은 부동산 시장 호황에 힘입어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고 있는 시대다. 일반분양을 진행하기까지 누군가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불과 수년전만 하더라도 주택시장 분위기는 미분양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였다. 서울 강남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면 완판은커녕 미분양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구역들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강남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어오면서 정비사업에도 위기가 닥쳤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정비구역들이 해제를 결정했다. 서울에서만 683곳의 정비구역 중 245곳이 해제됐다. 나머지 438곳 중에서도 상당구역이 일몰제나 주민합의를 통해 해제되거나, 도시재생으로 방향을 틀었다. 경기도와 광역지자체들도 상당 비율의 정비구역을 해제했다.

부동산 침체와 출구전략으로 막바지에 내몰렸음에도 일부 구역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조합사무실을 운영할 비용조차 없는, 건설사나 협력업체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는 조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기다림뿐이었다. 정비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버티고, 준비했다.

그렇게 오랜 기간을 기다리고, 노력하고, 준비한 조합들이 최근 결실을 맺고 있다. 비례율이란 수치로 실패한 사업이라고, 포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하던 이들에게 성공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스스로도 기다림의 끝에 성공이 있을지 확실할 수 없었던 시기를 넘긴 결과가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는 이들의 성공을 노골적으로 비하하기도 한다. 조합의 노력이 아닌 부동산 시장이 가져다준 선물일 뿐이라고. 하지만 조합이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노력한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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