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청사 [사진=동대문구 제공]
서울 동대문구 청사 [사진=동대문구 제공]

앞으로 서울 동대문구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으면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수 없게 된다.

구는 공동주택 경비노동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5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경우 경비실에 준공시까지 냉·난방 등 편의설을 갖추고, 휴게공간에는 화장실과 휴게시설을 완비하도록 유도한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이는 작년 말 제정된 동대문구 공동주택 경비노동자 인권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에 발맞춘 동대문구만의 특화된 정책으로 그동안 여름철마다 찜통 경비실에서 근무하던 공동주택 경비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를 공동주택 건설 시부터 개선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구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29개 구역 중 사업시행계획 인가 이전 단계에 있는 18개 구역을 대상으로 향후 인가 신청 시 설계도서에 경비실 내 휴게·편의시설 및 냉·난방설비 등 기본시설을 반영토록 하고, 사업시행계획 인가가 난 11개 구역에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 시 조건을 부여해 준공 시까지 기본시설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실제로 구는 지난해 12월말 제기6구역의 사업시행계획인가 때 시범적으로 사업시행자가 경비실 내 냉·난방시설을 갖추도록 권고하는 조건사항을 부여한 바 있다. 현재 재건축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제기1 경동미주아파트의 설계도서에도 경비실 내 화장실, 간이 샤워 및 휴게시설, 냉·난방설비와 같은 필수 편의시설 등이 인가 전 반영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경비실 내 기본시설을 구축하는 경우 미니태양광 발전설비도 함께 설치한다. 경비실 에어컨 가동으로 상승하는 관리비로 인해 발생하는 경비노동자와 입주민의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동대문구 내에는 공동주택관리법 상 의무관리대상 아파트 단지 77개소에 전담 인원이 배치된 288개소의 경비실(초소 포함)이 있다. 이 중 에어컨이 설치된 경비실은 267개소로 다른 자치구에 비해 설치율이 높은 편이지만 여전히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관리비 상승이나 시설 노후 및 구조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경비실 근무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지 않다.

구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공동주택 건설 단계부터 중점적으로 관리하여 기존에 발생하던 문제점을 원천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덕열 구청장은 “전국 최초로 재개발·재건축사업 단계부터 특화된 정책을 시행하게 됐다”며 “이번 정책 시행으로 경비실 시설을 개선하고 관리비를 경감하는 것은 물론 수준 높은 경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경비노동자와 입주민이 모두 만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노창 기자 par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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