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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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내 재개발구역에서 투자자를 모집한 후 시공자 교체를 통해 웃돈(프리미엄)을 높이는 이른바 ‘재개발 작전세력’이 서금사재정비촉진6구역(이하 서금사6구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작전세력은 원주민들의 집값을 떨어뜨리기 위해 부정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다수의 투자자를 통해 기존 시공자를 해지 후 새로운 시공자를 선정하는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런 작전은 ‘서금사6구역 시공사교체 조합원방’이란 단체채팅방을 통해 이뤄졌다.

특히 오는 31일로 예정된 임시총회에서 특정 조합장 후보 등이 선출될 수 있도록 ‘모범답안’까지 배포함에 따라 해당 후보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다만 해당 조합장 후보는 해당 모임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본인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서금사6구역 재개발 관계자에 따르면 투기세력은 ‘서금사6구역 시공사교체 조합원방’이란 단체채팅방을 통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단체채팅방은 공인중개사를 주축으로 투자자들이 모여드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실제로 대화명 끝에 공인중개사를 의미하는 ‘(공)’을 표기하거나, 공인중개사임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먼저 단체채팅방의 방장으로 알려진 A는 원주민들이 싼값에 물건을 내놓게 하도록 부정적인 소문을 퍼뜨릴 것을 주문했다. A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도배하라”며 “가격이 5구역보다 싸지면 투자자들은 진입할 꺼고 원주민들 지쳐 판다”고 썼다. 이어 “까는 사람들 다 싸게 사고 싶어 까는 것”이라며 “투자자들로 더 손바뀜을 시키려면 가격을 흔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단체채팅방에는 투자자들로 손바꿈을 하려는 이유도 언급했다. A는 “(서금사재정비촉진) 5구역 시세 빠졌다가 다시 살살 오른 게 뭐 때문에 그러겠냐”며 “시공사 바뀌면 몇억씩 오르는 걸 봤으니까”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시공사 바꿔서 이익 얻는 게 목적”이라며 “투자자 40프로 이상 손바뀜되면 무조건 우리가 이긴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7년 선정된 서금사6구역의 시공자를 교체하기 위한 새로운 건설사에 대한 구체적인 명칭도 나왔다. A는 “H(건설이) 들어와서 삐까 번쩍한 조감도 들고 오면 가격 안 오르겠냐”고 반문했고, B도 “H건설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조합 임원과 대의원 등을 선정하기 위한 총회에서 투표해야 할 후보에 대해서도 공지했다. 해당 단체채팅방에는 ‘총회 관련 공지사항’을 통해 모범답안으로 조합장 후보와 상근이사 후보, 비상근이사, 대의원후보 등에 대한 기호를 표기해 서면결의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서금사6구역 내 일부 주민들은 단체채팅방의 세력과 해당 조합장 후보가 유착 관계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조합장 후보를 특정해 지지하는 것은 물론 단체채팅방이 공인중개사를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공인중개사인 해당 조합장 후보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조합장 후보는 해당 단체채팅방의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알고는 있다”며 “일반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집값이 있으면 사는 사람은 사고, 재개발에 지친 사람은 파는 것은 선택의 문제라고 본다”고 대답했다. 다만 단체채팅방에서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답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금사6구역에 대한 부동산 거래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한국감정원 거래질서 교란행위 신고센터에 신고 접수된 상황이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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