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이 내달 9일 총회에서 HUG가 통보한 분양가 수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시공자인 시공사업단이 "분양일정 미확정 시 공사를 중단할 것"이란 공문을 보냈다.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이 내달 9일 총회에서 HUG가 통보한 분양가 수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시공자인 시공사업단이 "분양일정 미확정 시 공사를 중단할 것"이란 공문을 보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가 일반분양가를 두고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공사업단이 ‘공사 중단’ 카드를 꺼내들었다. HUG와의 일반분양가 협의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향후 분양일정 확정을 촉구한 것이다. 당장 조합원들이 시공사업단이 협박을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장과 시공자를 교체하자고 주장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4일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로 구성된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조합에 분양일정과 관련된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공문에 따르면 시공사업단은 “일반분양일정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실착공일과 준공일은 전제조건 변동에 따라 재협의 돼야하며, 일반분양일정이 지연될수록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금전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대된다”며 “금번 총회결과에 따라 일반분양일정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부득이 공사중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통지했다.

이보다 앞서 HUG는 둔촌주공아파트의 일반분양가를 심사한 결과 3.3㎡당 2,900만원대로 결정하고, 조합에 최종 통보했다. 지난해 조합이 책정한 일반분양가는 3.3㎡당 3,550만원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는 셈이다.

문제는 7월 29일까지 일반분양분에 대한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하지 못하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게 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조합에서는 내달 9일 총회를 개최해 HUG가 통보한 일반분양가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조합 측은 분양가상한제에 걸릴 경우 분양가 하락과 각종 규제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HUG의 분양가를 수용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 시공사업단도 조합을 지원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분양가 갈등으로 분양일정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사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가 분양가 통제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분양가 상향이 쉽지 않다는 점도 감안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이 일반분양가를 수용하도록 ‘공사 중단’을 무기로 협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둔촌주공 조합원모임에서는 조합임원 해임은 물론 시공자를 교체하자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미 지난 25일 조합임원 전원에 대한 해임발의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시공사업단의 공문이 협박과 업무 방해 등이 적용되는지에 대해 검토해 고소하겠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조합원은 “시공사업단의 공문이 실제 대표성을 갖는다면 계약파기 의사로 받아들이고 시공자 교체를 준비해야 한다”며 “사실상 조합원들을 협박하는 내용인 만큼 법적 조치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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