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광장 횡단보도에서 바라본 모습 [사진=서울시 제공]
시청광장 횡단보도에서 바라본 모습 [사진=서울시 제공]

지난 1978년 국내 최초의 도심재개발 사업이 시작된 이후 서울시청 주변에는 더플라자호텔이나 롯데호텔 같은 대형 건축물이 건설됐다. 당시 서울 한복판의 빈민가를 가리기 위해 가로가 길고 세로는 짧은 병풍 모양으로 지어졌다. 이 독특한 외관 때문에 그동안 광화문과 서울장광에서 북창동으로 연결되는 도심 보행축은 단절되고 남산 조망도 가로 막혔다.

40여년이 흐른 지금, 이제 도심재개발 1세대 대형 건물들의 재개발 시대가 도래했다. 기존에는 전면 철거 후 신축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지역도 활성화하는 방식의 도시재생을 추진한다.

시는 지어진지 30년 이상이 지나 재개발 시기가 도래한 도심 내 민간빌딩을 리모델링하고 일대 도시공간을 재창조하는 방식의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을 시작한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더플라자호텔 옥상층 개방형 전망대 조성안 [사진=서울시 제공]
더플라자호텔 옥상층 개방형 전망대 조성안 [사진=서울시 제공]

특히 서울시 도시·주거환경기본계획(도시환경정비사업부문)에도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완료 후 30년 이상된 건축물에 대해서는 위원회 심의를 통해 신축을 검토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이 처음으로 적용될 시범사업지는 국내 최초의 도심 재개발 사업을 통해 1978년 들어선 서울광장 앞 더플라자호텔이다.

사업주가 설계 등 주요 리모델링 내용을 시에 제안하고 사업비 전액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시는 인근에 추진 중인 시 정책·사업과의 연계성, 도시계획적 정합성, 지역 활성화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 과정을 긴밀히 협력하고 종합적인 재생을 유도한다.

먼저 호텔 저층부 일부를 철거하고 건물을 관통하는 필로티 형태의 보행로를 신설해 시가 조성 중인 ‘세종대로 대표보행거리’와 연계되는 보행 네트워크를 완성한다.

40년 넘게 건물로 가로막혔던 서울광장과 북창동 사잇길이 열리고 서울광장~북창동~남대문시장~서울로7017로 막힘없이 이어지는 도심 보행길을 완성한다. 또 시청역~호텔~명동을 연결하는 소공지하보도 환경도 개선해 지하보행길도 활성화한다.

더플라자호텔 이면도로 보행 중심공간 조성안 [사진=서울시 제공]
더플라자호텔 이면도로 보행 중심공간 조성안 [사진=서울시 제공]

더플라자호텔 측은 호텔 꼭대기층과 옥상을 공공전망대로 조성하고 1층에서 바로 연결되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호텔 건물 뒤편에 인접한 한화소공빌딩 옥상에 도심 속 공중정원을 조성하고 호텔 전망대와 연결하는 공중 보행교를 설치해 그동안 가로막혀 있던 남산을 조망할 수 있게 된다.

강맹훈 도시재생실장은 “서울에서 가장 먼저 도시화를 이뤘던 도심지역의 대형건물들의 재정비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며 “리모델링을 원하는 건물주와 적극 협력해 공공과 민간이 함께 침체된 도심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올 연말까지 수립 예정인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 ‘건물 리모델링+지역 활성화’ 모델을 담아 새로운 도심 재생 전략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노창 기자 par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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