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정비사업 수주 판도는 어떻게 전개될까. 대형사들은 알짜배기 사업장을 찾아 수도권과 지방으로 눈길을 돌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관심 사업장으로는 수원 권선1구역과 인천 십정5구역, 대구 앞산점보 등이 꼽힌다. 가로주택정비사업과 리모델링으로도 수주 영역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최근 GS건설과 대우건설 등 대형사 2곳이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정비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을 예고했다. 업계의 관심은 삼성물산의 행보에도 집중돼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신반포15차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약 5년 만에 정비사업에 복귀했다. 이어 반포3주구까지 잇달아 수주에 성공하는 등 단숨에 1조클럽에 가입했다. 후속 수주 사업장으로는 흑석9구역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방으로 쏠리는 건설사들 눈길

권선1구역 [사진=네이버 지도 갈무리]

건설사들은 하반기 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수도권과 지방지역 사업장 공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서울지역의 경우 한남3구역 등 주요 정비사업장 대부분이 시공자 선정을 마쳤다. 이렇다 보니 수도권 및 지방지역 알짜배기 사업장에서 수주고 올리기에 집중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수도권에서는 수원 권선구 권선1구역과 인천 부평구 십정5구역 등이 건설사들의 수주 물망에 올랐다.

먼저 권선1구역(사진)은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두고 현대엔지니어링과 쌍용건설간에 2파전 구도로 경쟁이 압축됐다. 당초 현장설명회에는 입찰에 참여한 2개사 외에도 시티건설과 금강건설이 다녀갔다. 조합은 경쟁입찰이 성립되면서 내달 4일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십정5구역에서는 GS건설·대림산업·두산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룬 더퍼스트 사업단과 한화건설이 맞대결을 펼친다. 조합은 내달 중 시공자 선정 총회를 열고 시공 파트너를 선정할 예정이다.

지방지역에서는 대구 남구 앞산점보의 재개발사업 시공권에 다수의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 롯데건설, 대우건설, 두산건설, 반도건설, 효성중공업 등 총 6개사가 참석했다. 조합은 예정대로 내달 2일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다.

사업개요에 따르면 앞산점보는 남구 대명동 1701-1번지 일대로 구역면적이 8만271.1㎡이다. 재개발사업을 통해 아파트 1,713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이 지어진다. 인근에 대구 지하철1호선 현충로역과 영대병원역이 가까워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으로 평가 받는다.

 

대형사, 소규모정비사업 눈독

장위11-2 조감도 [사진=한국주택경제신문DB]
장위11-2 조감도 [사진=한국주택경제신문DB]

대형사들은 중견 건설사들의 먹거리로 여겨져 왔던 가로주택 등 소규모 정비사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정비사업에 대한 수주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정부 규제가 덜한 가로주택 등 소규모정비사업에 뛰어들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부는 정비사업을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보고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각종 규제를 강화했다. 반면, 가로주택 등 소규모정비사업은 활성화를 독려하면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자회사인 자이에스앤디를 통해 소규모 정비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구 수송동1가 등 가로주택정비사업장 3곳에서 시공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대우건설도 지난 3월 자회사인 푸르지오서비스㈜·대우에스티·대우파워㈜ 3곳을 합병해 소규모 정비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 향후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포함한 소규모정비사업 시공권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대형사가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한 사례는 현대건설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4월 장위11-2구역(사진)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곳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해 아파트 181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이 들어선다.

인근 사업장인 장위15-1구역도 지난 2월 호반건설을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자로 선정했다. 신축 아파트 건립 규모는 206가구다. 이 외에 효성중공업이 지난 3월 강남권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당시 효성중공업은 3.3㎡당 공사비로 790만원을 제시했다. 특화설계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차별화를 구상했다는 게 효성측의 설명이다.

 

롯데·현대·대림, 리모델링 가세

금호 벽산 현수막 [사진=한국주택경제신문DB]
금호 벽산 현수막 [사진=한국주택경제신문DB]

대형사들이 리모델링시장에도 적극 뛰어들면서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대형사들은 정비사업 신규 수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수주고 확보를 위해 리모델링시장으로도 영역을 확대하는 등 실적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 광진구 상록타워 리모델링사업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황이다. 이 단지는 수평증축을 통한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229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재탄생한다. 현재는 200가구로 구성돼있다.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사진) 리모델링사업도 대형사들의 수주 물망에 올랐다. 현재까지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대림산업,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등이 시공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단지는 현재 1,707가구 규모로 지하철 등 입지조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근에 지하철5호선 신금호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GS건설도 지난해 말 송파구 삼전아파트 리모델링을 수주한 데 이어 경기 광명시 철산한신아파트에서 리모델링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롯데건설 역시 목동우성2차아파트 리모델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서초구 잠원롯데캐슬갤럭시1차 시공권을 따냈다. 이곳을 시작으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외에 리모델링사업으로도 수주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와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리모델링 업계에서 입지를 굳혀나가겠다는 목표다.

한편 현재까지 리모델링시장은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의 독무대로 평가 받아왔다. 포스코건설은 1기 신도시인 경기 성남시 분당지역에서 한솔마을5단지와 느티마을3·4단지 등 관내 사업장 대부분의 시공권을 확보한 이력을 자랑한다.

 

삼성물산의 다음 행보는?

신반포15차 조감도 [사진=한국주택경제신문DB]
신반포15차 조감도 [사진=한국주택경제신문DB]

정비사업에 5년 만에 복귀하면서 화려한 신고식을 마친 삼성물산의 다음 행보도 업계의 관심 대상이다. 삼성물산은 올 2분기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사진)와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시공권을 연이어 확보하면서 단숨에 정비사업 수주 1조클럽에 가입했다. 복귀와 동시에 정비사업 주연 자리를 꿰찬 셈이다.

삼성물산의 다음 수주 대상으로는 서울지역의 경우 동작구 흑석9구역과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등이 거론되고 있다.

먼저 흑석9구역은 기존 시공자와 결별을 선언한 상태로, 7월쯤 집행부를 재구성하고 새로운 시공 파트너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삼성물산과 함께 현대건설이 입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촌 한강맨션 역시 유력한 수주 공략 대상이다. 인근에 삼성물산이 2015년 준공한 래미안 첼리투스가 인접해 있어 일대 브랜드 타운화도 가능하기 때문에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서울지역 외에도 지방지역에서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 삼호가든, 남구 대연8구역이 유력한 수주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중 우동 삼호가든은 삼성물산 외에도 대우건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향후 양사 모두 입찰에 참여할 경우 올초 반포3주구에 이은 리턴매치가 성사될지에 대한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재건축사업을 통해 기존 1,076가구에서 400가구 증가한 1,476가구 등을 짓는다.

대연8구역은 삼성물산을 포함해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대림산업 등이 입찰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이 구역은 재개발사업을 통해 신축 아파트 3,540가구를 짓는 등 규모가 상당하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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