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구역 지정 이후 불과 반년 만에 창립총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는 구역이 있다. 심지어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90%가 넘는 동의율을 확보하기까지 했다. 서울 강남 등 재건축의 중심지가 아닌 지방의 사례다. 바로 대전 동구 가오동2구역이 그 주인공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정비사업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가오동2구역의 재건축사업은 거침이 없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연내 조합설립은 물론 시공자 선정까지도 가능한 속도다. 김영식 추진위원장을 만나 신속한 사업추진의 비결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김영식 위원장 | 대전 가오동2구역 재건축
김영식 위원장 | 대전 가오동2구역 재건축

▲그동안 가오동2구역의 재건축사업은 어떻게 진행됐습니까=지난해 11월 정비구역지정이 고시된 이후 약 10일 만에 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동의서 징구를 마쳤습니다. 현재 91%가 넘는 동의율을 확보했기 때문에 조합설립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추진위원회에서는 내달 창립총회를 개최하기 위한 준비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역지정 시점부터 불과 6개월 만에 창립총회를 열게 되는 셈입니다.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사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조합설립까지 이른바 ‘역대급’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사업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동의서를 징구하는데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조합설립이 결코 쉬운 업무가 아닙니다. 동의율을 높이기 위한 특별한 비결이 있습니까=일단 조합원님들이 재건축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동의서 제출에 적극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재건축은 조합원들의 주거환경 개선과 재산가치를 높이기 위한 사업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조합원들이 사업에 대한 모든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재건축과 관련해서는 작은 내용이라도 조합원들에게 안내하고, 고지하는 등 투명하게 운영해왔습니다. 특히 조합원과 소통함으로써 재건축에 대해 어려운 부분이나 이해가 필요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조합원들이 재건축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이라 판단합니다.

대전 가오동2구역 재건축 조감도[사진=추진위원회 제공]
대전 가오동2구역 재건축 조감도[사진=추진위원회 제공]

▲가오동2구역의 현재 주거환경 상황과 재건축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가오동2구역은 천동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입니다. 우리 단지는 지난 1985년 11월 준공되어 올해로 벌써 35년이 경과했습니다. 오랜 세월을 버틴 아파트인 만큼 안전시설이 취약합니다. 실제로 최근에 도시가스 누설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조기에 발견한 덕분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지만,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또 상·하수도관과 오폐수 배관의 노후로 구역 내 악취가 진동을 하고, 위생에도 문제되고 있습니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주민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부분도 재건축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주차 문제를 두고 주민 간에 마찰이 발생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조합원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위해서라도 재건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향후 조합이 설립되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현재 사업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까=현재 토지등소유자는 572명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구역지정 당시 정비계획 상 신축 세대수는 903세대 규모입니다. 조합원 대비 신축세대수가 많기 때문에 비교적 사업성이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집행부는 현재의 계획에 만족하지 않고, 사업성을 개선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합이 설립되면 시공자를 선정한 이후 정비계획 변경업무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약 1,100세대에서 많게는 1,200세대까지 공급 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사전업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오동2구역의 장점은 무엇입니까=단지 옆 인근에 인단산과 대천천이 인접해 있어 녹지공간이 풍부한 자연친화적인 입지조건이 최대 장점입니다. 단지를 따라 대전천이 흐르고 있어 탁 트인 조망을 확보할 수 있고, 인단산을 뒷마당처럼 사용할 수 있는 단지를 건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인근에 동구청과 홈플러스, CGV 등의 상권이 형성되어 있어 생활의 편의성도 좋습니다. 더불어 석교초, 가오초, 가오중, 가오고 등이 위치해 있어 걸어서 5분이면 통학이 가능한 교육 여건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업을 추진하면서 애로사항은 없으셨는지=초기단계에서 재건축사업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우선 지분제와 도급제 방식의 시공방법에 대해 궁금증을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재건축사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사전 지식이 없는 일반 주민들에게는 이해가 어려운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또 언론에서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다보니 조합원들도 좋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대화 자체를 거부하거나,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진 상태에서 소통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업초기 단계에서 지자체나 인허가권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재건축에 대한 경험이 없는 일반인이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나 각종 규정을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추진준비위원회나 추진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해주거나, 궁금증 해결을 위한 핫라인 구축 등을 통해 사업진행에 도움을 주길 바랍니다.

▲끝으로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우리 단지가 재건축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사업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진행했던 것처럼 조합이 설립된 이후에도 조합원들의 재산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부탁드리며, 대전시를 대표하는 모범 재건축단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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