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조합의 집행부가 대거 해임됐다. 조합이 설계변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공사가 제안한 ‘특화설계’를 포기하자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7일 임시총회 발의자대표는 조합 임원 해임 등을 위한 조합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는 김규식 조합장을 비롯해 감사 2인과 이사 6명에 대한 해임 및 직무정지의 건이 상정됐다. 코로나-19로 총회 장소가 변경됐음에도 조합원 1,408명 중 738명이 참석해 모든 안건이 90%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번 해임 사태는 건축심의를 진행을 위한 설계변경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 됐다. 시공자 선정 당시 롯데건설은 스카이브리지, 미디어파사드, 커튼월 등의 특화 설계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조합은 서울시의 의견을 반영해 아파트 동의 높이를 낮추고, 임대주택의 가구당 면적을 줄이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설계안을 마련했다. 특화안을 포기하는 대신 용적률이 상향됐지만, 아파트 동수가 늘어나는 등 건폐율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성냥갑 아파트’ 건립에 대한 우려가 있어왔다.

또 설계변경 과정에서 총회 등의 절차를 무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상 경미한 변경이 아닌 설계변경은 총회의 의결 사항임에도 총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대의원회에서 설계변경안을 통과시킨 후 시에 제출한 것은 법령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미성·크로바는 임원해임 결의가 모두 통과됨에 따라 새로운 임원 선출과 설계 재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합은 내달 신임 임원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합원이 현행 설계변경안에 대해 불만이 높은 만큼 재검토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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