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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와 정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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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와 정비사업
  • 심민규 기자
  • 승인 2020.02.12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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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홍영주 기자]
[그래픽=홍영주 기자]

얼굴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입구에 서 있던 안내요원들은 방호복을 입고, 비접촉식 체온계로 일일이 체온을 재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행여 맨얼굴을 드러낸 사람이 오면 마스크를 나눠줍니다. 건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손소독제로 소독을 해야 합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통칭 ‘우한폐렴’이 바꿔놓은 총회 분위기입니다. 이번 감염증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을 정도입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대유행하던 시기에도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성은 더욱 큰 상황입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은 총회를 통해 사업추진에 필요한 중요한 사항을 결정합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정관 변경이나 예산안, 주요 협력업체 선정 등의 사안은 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총회를 계획했던 일선 추진위·조합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앞서 마스크를 쓰고, 검사를 진행하며 총회를 개최한 곳은 그마나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대다수의 구역들이 총회를 미루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정부나 지자체 등이 관리하는 관공서는 대관을 모두 취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정부나 지자체 입장에서는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당연한 조치입니다.

그럼에도 조합 입장에서는 총회를 개최하지 못해 발생하는 피해를 그대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총회 개최를 예고한 상황에서 장소를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새로운 장소에서 총회를 진행하더라도 총회 의결의 효력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일례로 일부 조합원들이 바뀐 총회 장소를 몰라서 총회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면 효력이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조합원들의 참여 의지가 낮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재건축·재개발은 재산 가치와 직결되는 문제이긴 하지만,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참석해야 하는지는 조합원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습니다. 현행법상 일반적인 총회는 전체 조합원의 10% 이상이, 중요 총회는 20% 이상이, 시공자 선정의 경우에는 무려 절반 이상이 총회장에 ‘직접’ 참석해야 합니다. 조합원이 많은 구역에서는 아무리 넓은 총회장을 찾는다고 해도 사람간의 접촉이 불가피하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요즘은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구역들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시기입니다. 우선 일몰제 유예기간이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2년 1월 31일 이전에 추진위원회를 승인 받은 곳은 내달 2일까지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해야 일몰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에서만 40곳 내외가 일몰제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구역들은 이달 안으로는 창립총회를 개최해야 겨우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또 새해에 들어선 만큼 올 한해의 사업을 준비할 정기총회도 개최해야 합니다. 예산안이나 정비사업비, 협력업체 선정 등을 결의해야 올해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그야 말로 ‘총회 시즌’인 셈이죠.

이보다 앞서 일반분양을 계획했던 구역들은 분양시기를 늦추기도 했습니다. 분양가상한제가 내달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입주자모집을 더 미룰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모델하우스의 경우에도 온라인 개관으로 대체하는 등 신종 코로나로 인해 재건축·재개발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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