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은 대규모 사업장들이 시공자 선정을 앞두면서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수주 목표액을 달성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혈전을 벌이면서 입찰 무효, 재선정 등으로 논란이 꺼지지 않고 있다. 다만 시공자 선정 절차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시공권 향방에 대한 윤곽은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갈현1구역 조감도 [사진=클린업시스템]
갈현1구역 조감도 [사진=클린업시스템]

▲갈현1구역, 대의원회의 ‘현대건설 입찰 무효·1,000억원 보증금 몰수’ 결의=먼저 최근 수주전에서 최고의 논란이 일고 있는 현장은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이다. 이 구역은 지난달 26일 대의원회를 열고 현대건설 입찰에 대한 무효를 결의했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안건상정 여부 의결의 건 △현대건설 입찰 무효의 건 △현대건설 입찰보증금 몰수의 건 △현대건설 입찰참가 제한의 건 △시공자 선정 입찰공고 재공고의 건 등으로 모두 원안 가결됐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1,000억원 규모의 입찰보증금을 빼앗길 상황에 놓인 것은 물론 향후 입찰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조합은 현대건설이 제출해야 할 설계도서를 다수 누락한데다, 담보 범위를 초과하는 이주비를 제안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추가이주비의 경우 현행법상 무이자로 제공할 수 없는데도, 최저 이주비로 2억원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상황이다. 이럴 경우 담보를 초과하는 이주비 제안으로 재산상 이익을 약속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반면 현대건설은 입찰제안 내용은 법적 문제가 없는 만큼 소송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입찰은 대의원회의 결정으로 롯데건설의 단독 입찰이 되면서 일단 유찰로 결론을 내렸다. 현대건설의 입찰제안이 금지된 만큼 향후 롯데건설이 시공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다만 시공자 선정 이후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 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조합원들은 이번 대의원회의 현대건설 입찰 무효에 반발해 대규모 반대시위까지 진행한 상황이다.


 

고척4구역 조감도 [사진=클린업시스템]
고척4구역 조감도 [사진=클린업시스템]

▲고척4구역, 무효표 논란에 시공자 재입찰… 대우·현엔 컨소시엄으로 참여=무효표 논란으로 시공자 선정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고척4구역은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시 참여했다.


이 구역은 지난 6월 개최된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했지만,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모두 과반수를 득표하지 못했다. 문제는 총 6표의 무효표가 나오면서 논란이 발생했고, 조합은 법적 검토를 거쳐 무효표를 모두 인정해 대우건설을 최종 시공자로 결정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이 조합의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도급계약 체결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이에 따라 조합은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다시 내고, 지난달 29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현설에는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경쟁 상대였던 두 건설사가 손을 잡으면서 사실상 화합 모드로 들어선 셈이다.


한편 조합은 지난달 29일 재입찰공고를 내고 재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현장설명회는 오는 6일이며, 내달 23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이번 입찰에도 대우·현엔 컨소시엄만 참여하게 된다면 수의계약을 통한 시공자 선정이 가능해진다.


 

롯데캐슬갤럭시1차 전경 [사진=이혁기 기자]
롯데캐슬갤럭시1차 전경 [사진=이혁기 기자]

▲잠원 롯데캐슬갤럭시1차, 리모델링 시공권에 ‘원조’ 롯데건설 수주 의지=롯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롯데캐슬’을 처음으로 내건 잠원동 롯데캐슬갤럭시1차가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잠원롯데캐슬갤럭시1차는 서울 서초구 잠원로 14길3 일대로 1만2,939㎡의 면적을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건물 규모는 5개 동으로 지하 4~지상 28층 294세대이다.


지난달 29일 조합의 입찰공고에 따르면 현장설명회는 오는 5일 개최될 예정이다. 현장설명회에 참여하고, 입찰보증금 100억원(현금 30억원, 보증보험증권 70억원)을 납입해야 입찰이 가능하다. 현재 롯데캐슬의 첫 단지인 만큼 원조격인 롯데건설이 리모델링 시공권 수주를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마감은 오는 26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롯데캐슬갤럭시1차는 지난 2002년 기존 설악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준공 후 약 17년만에 리모델링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재건축 후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첫 사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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