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의 이근수 조합장 [사진=이혁기 기자]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의 이근수 조합장 [사진=이혁기 기자]

서울 용산구 이촌 현대아파트가 사업계획승인을 받는 등 리모델링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다. 서울에서 30가구 이상 증가하는 증축형 리모델링사업장 중 최초 사례다. 이곳은 별동을 건립할 수 있는 여유 부지가 확보돼있어 증축형 리모델링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모델링 후 늘어나는 90여가구는 일반분양분으로 계획하면서 조합원 분담금 절감을 도모했다. 단지 앞·뒤로 한강과 남산 조망이 가능한 ‘배산임수’ 명당자리에 위치해 있어 입지조건도 우수하다. 새 집행부가 들어선 이후 사업 속도도 빠른 편이다. 이근수 이촌 현대 리모델링 조합장은 취임 1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이 조합장은 1금융권 지점장 출신으로, 지난 30년 동안 금융계에 종사해왔다. 그동안 쌓아왔던 금융기업 운영 경험은 아파트지구변경 심의 통과 및 사업계획승인 등 빠른 인·허가를 위한 바탕이 됐다. 이 조합장을 만나 사업 추진 경과 및 향후 일정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의 전경 [사진=이혁기 기자]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의 전경 [사진=이혁기 기자]

▲최근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소감부터 말해 달라=이촌 현대아파트는 지난 8월 12일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시내 증축형 리모델링사업장 가운데 30가구 이상 증가하는 단지 중에서는 첫 사례로 꼽힌다. 올해 초 새 집행부가 들어선 지 1년도 채 안된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다. 약 1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단지는 사업 진행 방식 등에 대한 주민들간에 이견차가 심했고, 리모델링은 지지부진하게 흘러갔다. 당시 대의원직을 맡으면서 더 이상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에 조합장직에 출마했다. 당선 후 주민화합에 힘썼고, 결국 사업계획승인까지 받았다. 모두 주민들의 성원과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촌 현대아파트와 타 증축형 리모델링사업장과 비교했을 때 내세울 수 있는 최대 장점을 꼽자면=우리 단지는 1·2단지와 3단지 사이에 폐도된 도로가 조합으로 귀속되면서 별동증축이 가능하다. 별동증축이 가능하다는 점은 대다수의 주민들이 리모델링사업 추진에 동의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수평·별동증축으로만 97가구가 더 늘어나면서 조합원 분담금 절감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의 이근수 조합장 [사진=이혁기 기자]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의 이근수 조합장 [사진=이혁기 기자]

▲별동증축을 계획한 부지는 현대건설 소유였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이촌 현대아파트는 현대건설이 지난 1974년 1·2단지를 준공했고, 약 1년 후 3단지가 입주를 마쳤다. 1·2단지와 3단지 사이 폐도된 공용도로는 당초 공부상 현대건설 소유였다. 이후 환매조건부 매매계약을 통해 2004년부터 약 2년에 걸쳐 조합과 조합원에게 귀속됐다. 이 부지를 활용해 별동증축이 가능한 것이다.

▲이촌 현대아파트가 갖춘 입지조건에 대해 말해 달라=이촌동은 도시 속 고요한 도심으로 불리는 곳으로,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에 속한다. 우선 단지 앞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있고, 뒤로는 용산 가족공원과 남산이 배경을 이룬다. 사업 완료 후 110여가구가 한강과 남산 조망이 가능하다. 프리미엄 형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시설도 없다. 인근에 신용산초등학교, 용강중학교, 중경고등학교 등이 가까워 교육환경이 우수하다. 지하철4호선 및 경의중앙선 환승역인 이촌역 등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하다.

▲최근 정부가 리모델링도 기존보다 30가구 이상 늘어날 경우 분양가상한제 적용 방침을 밝혔는데=정부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 분양가상한제 관련 개정안은 10월부터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분양가상한제를 리모델링 대상 단지까지 무차별적으로 일괄 적용하는 것은 정책을 번복하는 셈이다. 실제로 2014년 사업 장려 차원에서 최대 3개 층까지 수직증축도 허용됐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갑자기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를 가하겠다고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아직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 등의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우리 단지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것이라고는 확정할 수 없다. 심의 과정에서 합리적인 정책 방안이 도출되길 희망해본다. 

이촌 현대 리모델링사업 설계개요 [그래픽=홍영주 기자]
이촌 현대 리모델링사업 설계개요 [그래픽=홍영주 기자]

▲정부의 리모델링사업 분양가상한제 적용 방침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불합리한 부분은=가구수 증가 범위를 정해놓고, 적용 대상을 분류했다는 점이다. 비례의 원칙만 따져 봐도 형평성에 어긋난다. 예를 들어 기존 200가구인 A단지에서 리모델링을 통해 29가구가 증가할 경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지 않는다. 반면 기존 650여가구인 이촌 현대는 90여가구 늘면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을 가능성이 있다. 각각의 조합원이 내놓는 지분은 같은 반면, 30가구 증가 여부를 기준으로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 갈린다. 이러한 제도는 주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리모델링은 투기 요인이 아니다. 정부는 리모델링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


▲리모델링에 대한 순기능을 설명하자면=리모델링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주거기능 향상이 핵심이다. 투기와는 별개로 접근해야 한다. 기존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정부의 국책사업의 일환인 도시재생과도 일맥상통한다. 증축형 리모델링의 경우 주택공급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 주민들의 재정착률 역시 90% 이상에 달하면서 주거 안정화도 도모할 수 있다. 

▲향후 예상하고 있는 사업 일정은=이제 상가 이주 협상과 시공자와의 본계약, 조합원 이주, 착공 등의 절차가 남았다. 최종적으로는 오는 2023년 준공 및 입주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시공자인 포스코건설과 본계약을 체결하고 권리변동 확정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후 내년 상반기 이주 및 착공을 예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리모델링사업에 대한 100% 동의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시고, 중요한 사안마다 협조해주신 주민들에게 감사드린다.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조합원 모두가 살기 좋은 단지로 만들 것을 약속드린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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